[부동산 시장 이슈기획 - 1] 경기침체·고금리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분양 일정도 신중

김지후 기자 | 기사입력 2023/02/23 [11:35]

[부동산 시장 이슈기획 - 1] 경기침체·고금리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분양 일정도 신중

김지후 기자 | 입력 : 2023/02/23 [11:35]

 

[리얼머니뉴스=김지후 기자]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한파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 사진 설명/ 경북 경주의 신경주KTX역사 바로 앞에서 아파트 공사중인 현장. 사진/리얼머니뉴스 김지후 기자. 2023.02.18.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에너지, 식량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세계 경제에는 유례없는 인플레이션이 찾아왔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각국의 재정 확장 정책으로 물가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시작된 전쟁은 인플레이션의 가속화를 가져왔다.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자, 러시아는 이에 대한 반발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던 유럽국가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이 일어났다. 

 

또한 '세계의 곡창지대'로 불리는 우크라이나가 전쟁 피해지역이 되면서 식량 가격이 치솟았다. 이에 따라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월 41년 만의 최고치인 9.1%를 기록했다. 유로존도 지난해 10월까지 12개월 연속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잘 사는 나라들의 금리인상이 이어지면서 중·저소득 국가들의 부채위기도 심화됐다. 미국발 금리 인상은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초 정례회의까지 사상 처음 7번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국내 시장은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커졌고 이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이어졌다. 아파트 입주를 앞둔 투자자들의 경우 대출 및 이자 부담으로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금리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은 개인 뿐 아니라 기업의 투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분양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았던 아파트 가격이 전년대비 반토막으로 떨어졌을 뿐 아니라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부동산 상황도 안 좋아졌다. 이로 인해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꺾이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옥석가리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에 대한 부동산 규제 해제를 시작으로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과 수도권 일부지역(성남분당, 수정, 광명, 하남, 과천)을 제외한 전 지역이 비규제지역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청약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적정 분양가와 분양 시기 조절을 검토하는 분양사가 늘고 있다. 지난 1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2022년 12월 22일 조사 기준) 전국에서 총 2만1989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었지만, 실제 분양된 물량은 54.5%줄어든 1만5가구로 집계됐다. 고금리와 집값 하락이 지속되자 분양을 미룬 단지가 증가한 것이다. 

 

2월 분양 예정 물량도 당초 2만5620가구에서 1월 말 조사 결과 49.7%감소한 1만2881가구로 집계됐다. 서울의 경우 올 상반기 동대문구, 은평구 등에서 대규모 정비사업 단지 분양이 예정돼 있었지만 아직 분양 시기를 확정하지 못한 곳들이 많다. 3월 이후의 분양 일정도 불투명하다. 

 

부동산 분양 업계관계자는 "집값 하락으로 인해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단지가 늘고 있다"며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미분양 증가, 자금 조달 여건 악화, 매수 심리 위축 등의 불안 요소가 사라지지 않은 만큼 사업 주체가 분양 일정을 연기하거나 연기를 검토하는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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