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머니뉴스=김지후 기자] 중도금 대출 분양가 상한 기준이 폐지되면서 분양시장 활성화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시행 등으로 주택 매매량이 회복세에 접어든 데 이어, 지난 20일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중도금 대출 분양가 상한 기준 규정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16년 8월부터 분양가 9억원이 넘는 주택에 한해 중도금 대출을 제한했다. 이에 분양가가 상한 기준을 넘는 주택의 청약 당첨자는 전액을 자기 자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도금 대출 보증 가능 상한선을 12억으로 상향했고, 이번에는 아예 기준을 없앴다.
기존에 5억원 상한이었던 인당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도 폐지된다. 중도금 대출은 분양가의 최대 60%까지 받을 수 있으며, 10억원을 넘는 고가 아파트는 대출금액이 최대 5억원으로 제한돼 있었다.
이번 조치는 기존 분양 단지에도 소급 적용된다. 분양가가 12~14억원인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전용면적 84㎡ 분양자들이 규제 완화의 첫 수혜자로 대출을 받아 중도금을 낼 수 있게 됐다.
분양가가 10억원을 넘는 서울 강남권 분양 예정 단지들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올해 강남권에 분양을 앞두고 있는 단지는 서초구 방배동 방배 6구역,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e편한세상 문정 등이 있다.
이에 앞서 최근 분양을 진행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 등 서울의 아파트 단지들은 두 자릿수의 높은 경쟁률로 분양시장의 활성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실제 올해 서울의 청약 경쟁률은 분기별 기준 2021년 4분기(192.5대 1) 이후 가장 높은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의하면 이달 17일 기준 서울에서는 3개 단지, 393가구(특별공급 제외) 공급에 2만2401명이 도전해 평균 경쟁률 57대 1을 기록했다.
다만 원자재값 상승과 이로 인한 분양가 고공행진으로 인해 분양시장 전체의 활성화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원자재값 급등 등으로 인해 서울시 아파트 분양가는 1년 만에 약 24% 올라 연간 3.3㎡당 평균 분양가가 3000만원을 넘어섰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2년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473만원이었다. 이는 2021년(2798만원)대비 약 24.2%가 오른 수치로 2012년(25.4%), 2018년(29.8%) 이후 3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업계에서는 서울의 높은 공시지가 상승률이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는 택지비와 기본형 건축비에 가산비가 더해져 결정되는데, 택지비 책정의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 상승률이 높았던 만큼 분양가도 크게 올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서울 표준지 공시지가는 11.21%를 기록하며 13년 연속 상승했다.
분양가는 당분간 낮추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1월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이 분양가상한제에서 해제됐고, 고금리에 원자재값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공동주택 분양가격 산정에 활용되는 기본형 건축비도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기존 1년에 2번 산정하던 '기본형 건축비(16~25층 이하, 전용면적 60㎡초과~85㎡이하 기준)'를 지난해 세 차례 올렸다. 올해 2월에도 2.05% 추가 인상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도금 대출 규제 완화가 분양시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면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성적이 좋은 단지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는 한편 고금리와 높은 분양가가 지속되는 이상 입지가 좋은 곳에 수요가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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